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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핑크로 상해를 사로잡았다

문희정, 백인우, 황선영 디자이너

아모레의 첫 멀티 브랜드 스토어 아리따움이 중국 상해에 첫발을 내디뎠다. 밀레니얼 핑크를 키 컬러로 지정하며, 기존의 아이덴티티에서 벗어나 중국 고객의 시선을 끌겠다는 전략이었다. 아리따움 상해점 론칭 프로젝트를 진행한 백인우, 황선영, 문희정 디자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물었다.

Words by 어반북스 호은혜 /
Photographs by 남궁선 스튜디오 남궁선
왼쪽부터 백인우, 황선영, 문희정 디자이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인우 아모레퍼시픽 리테일 디자인팀에서 VMD를 담당하는 백인우입니다. 아리따움 중국 상해점 론칭 프로젝트에선 저희 디자이너 세 명이 함께 기획 및 디자인을 진행했는데요. 저는 디자인 PM 역할을 했습니다.

황선영 프리미엄 브랜드 디자인 1팀의 황선영입니다. 저는 VMD 파트를 담당했습니다.

문희정럭셔리 브랜드 디자인 1팀의 문희정입니다. 2017년부터 리테일 분야를 담당하게 되면서 아리따움의 첫 멀티 브랜드 스토어인 ARITAUM Live와 중국 상해점을 함께 진행한 멤버이기도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선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아 진행했습니다.

아리따움 중국 상해점 론칭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백인우 아리따움 상해점은 중국 고객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첫 멀티 브랜드 스토어입니다. 규모는 약 56평, 158m2이며, 상하이시 도심의 징안구 난징시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론칭을 준비하면서 가장 주력했던 점은 현지화입니다. 아리따움은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꾸준한 디자인 업데이트로 국내에 여러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에선 첫 진출이었기 때문에 중국 고객을 고려한 브랜드 콘셉트가 필요했습니다.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가기 보다는 현지화하는 방향이 맞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로고 타입을 제외한 매장 내 그래픽, 색상, 인테리어 무드와 디자인을 중국 시장에 맞게 재해석하여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저희는 중국 시장에 맞는 매장이라는데 방점을 두고, 중국 상해의 트렌드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중국 상해에 입점해 있는 아리따움 매장

첫 해외 멀티 브랜드 스토어로서, 공간을 기획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문희정중국 멀티 브랜드 스토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브랜드도 있지만, 아쉬운 결과를 남긴 브랜드 사례도 많습니다. 그래서 중국 밀레니얼 세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샤홍슈나 웨이보와 같은 SNS를 보면서 많은 고민과 분석을 하였고, 그들의 취향과 선호도를 최대한 공간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공간의 콘셉트가 꾸준히 업데이트될 수 있도록 운영 부서와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황선영중국 시장은 왓슨스나 세포라 등 이미 진출해 있는 멀티 브랜드 스토어가 많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전 세계 어느 매장을 방문하든 매장의 콘셉트가 크게 차별되지 않습니다. 중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기보다는 브랜드의 B.I가 더 와닿는 매장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저희는 ‘중국 시장에 맞는 매장’이라는데 방점을 두고, 중국 상해의 트렌드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백인우중국 고객에 대한 스터디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Amorepacific China에서 근무하는 밀레니얼 직원들과 인터뷰를 마련하여 중국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이전에는 몰랐던 중국의 문화나 취향, 성향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매장의 구성 요소도 주력했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입점해 있는 약 40여 개의 브랜드를 한눈에 보여주는 동시에, 쾌적하고 심도 있는 제품의 체험을 유도하기 위해 매장 가운데 공간을 집중적으로 테스팅 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습니다.

스터디를 통해 도출된 중국 고객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황선영중국 밀레니얼 고객들은 예쁜 배경이 있는 곳이라면, 그 앞에 서서 좀 더 자신을 부각할 수 있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위해서 개성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기도 하고요. 또 혼자 다니기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백인우뷰티 분야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큰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왕홍들의 활동도 매우 활발한 상황이었는데, 저희가 관찰하면서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은 매장 내에서도 작은 공간이 확보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SNS Live 를 하는 분들도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저희 매장에서도 Photo Spot 으로 활용되면서, SNS Live 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간 형태상 활용도가 낮은 공간에 세 곳의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각기 디자인을 달리하여 재미 요소를 추가했는데, 완성된 이후 매장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해당 부스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매우 뿌듯했습니다.

“관찰하면서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은 매장 내에서도 작은 공간이 확보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SNS Live 를 하는 분들도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저희 매장에서도 Photo Spot 으로 활용되면서, SNS Live 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공간 형태상 활용도가 낮은 공간에 세 곳의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한국에서 진행했던 타 공간 프로젝트와 비교해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문희정중국 상해점은 전반적으로 변화하는 리테일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목적에 대해 고민한 결과로 탄생한 공간입니다. 체험 콘텐츠는 리테일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더욱 빠르게 도태되곤 합니다. 또한 이곳은 멀티 브랜드 스토어로서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구색을 갖추기 위한 체험 콘텐츠는 최대한 덜어내고, 고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타 프로젝트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매장의 오브제, 부스별 차별화된 분위기, 푹신한 의자 등이 카페를 떠올리게 합니다.

백인우기존 멀티 브랜드 스토어의 테스트 방식은 전통적이고 공간 효율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경험 관점에서 봤을 때 고객들이 서 있기보다는 좌석에 앉아 있는 것이 훨씬 다양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카페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앉게 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좌석을 마련하고, 컨셉 전달을 위해 카페에서 사용하는 찻잔, 케이크 트레이, 티스푼 등의 오브제나 꽃 장식 등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또 오브제에 화장 솜을 담거나, 면봉을 넣어두는 등의 실제 뷰티 제품과 어우러져 있는 연출을 통해 매장 안에서의 쇼핑이 ‘Tea time pleasure’와 같은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황선영중국의 뷰티 매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카운슬링 공간과 툴입니다. 아리따움 또한 카운슬링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었지만, 주 타깃이 카운슬링의 중요도가 적은 밀레니얼 세대인 만큼 어떻게 공간을 분배하고 구성할지 고민이 많았고, 아이데이션 과정에서 나온 게 바로 카페 콘셉트였습니다. 매장 전체에 의자를 두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앉을 수 있고, 점원의 카운셀링을 받을 수 있다면 효율적인 공간 구성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카페는 디자인적으로 풀어낼 스토리가 다양한 콘셉트이기도 합니다. 매장 전반을 채우는 소품, 그래픽, 유니폼 등의 디테일이 풍성하기 때문에 중국 고객이 카메라에 담기 좋은 공간이라는 점도 콘셉트를 설정하는 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문희정중국의 첫 진출인 만큼,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장에서 고객들이 체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컬러, 오브제, 의자 등 여러 요소를 고민했고, 이 모든 요소를 소화해낼 수 있는 공간이 카페였습니다.

“경험 관점에서 봤을 때 고객들이 서 있기보다는 좌석에 앉아 있는 것이 훨씬 다양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카페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앉게 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매장의 가운데 공간은 제품의 테스팅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이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백인우고객들이 더욱 편안하게 공간을 활용하길 바랐습니다. 매장 중심부에 큰 테이블과 스무 석 정도의 좌석을 비치하여, 자유롭게 테스트해보거나 간단한 터치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배분하였고, 젊은층은 필요한 경우에만 접촉하길 원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내부 집기는 모두 셀프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중앙부 신제품 존, 베스트셀러 존, 출시 이전에 제품을 먼저 체험해볼 수 있는 크로스보더 존과 같은 테이블에 매달 업데이트 되는 제품 정보 리플렛을 비치하여 메뉴 고르듯 제품 정보를 읽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문희정중국 밀레니얼 세대와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고객들은 테스트할 때 독립적인 공간을 원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혼자 테스팅을 하되, 필요하면 직원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았죠. 매장 중앙에 테스팅 공간이 있으면 혹여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이왕 카페 콘셉트로 확정 지은 만큼 애매하게 불편한 의자를 두는 것보다 오히려 ‘앉아서 테스트할 수 있다’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어필할 수 있겠다 싶어 좌석 수를 늘리고 편한 의자를 배치했습니다. 일단 앉기라도 하면 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앉아서 테스트하는 모습에, 추후에는 고객과 BA 모두에게 편리한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건축 측면에서도 천장과 벽 일부의 아치 형태가 눈에 띕니다.

문희정내부적으로 ‘우리 매장에서 인생샷을 남긴다면 어디에서 찍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SNS에 올리는 사진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예쁜 배경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배경 때문에 얼굴이 가려지면 안 됩니다. 여러 가지 디자인적 요소를 고민했지만 아치만큼 형태 그 자체만으로 돋보이면서도, 다른 요소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요소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천장과 벽 등 구조적인 부분에서 먼저 아치 형태를 적용했고, 추후 집기나 POP 등으로까지 확장해 전반적인 공간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황선영아치 형태는 큰 볼륨으로 공간에 위치하면 무게감 있는 건축 요소로 보이기도 하면서 또, 공간을 아늑하고 섬세하게 해주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피오피를 비롯한 소품들에 적용하면 아기자기한 무드까지 연출할 수 있고요. 이러한 이점으로 인해 아치 요소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여 풍성한 공간을 꾸미고자 했습니다.

“초반에는 베이지 계열의 무난한 컬러를 생각했으나, 고객과 동등한 시선으로 보기 위해 Meitu나 Xiaohongshu앱 카메라 필터로 입혀가며 컬러를 확인했는데요. 그중 파스텔톤의 분홍색 컬러가 필터 빨을 잘 받는 동시에, 눈으로만 봤을 때도 매력적인 것 같아 키 컬러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키 컬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키 컬러로서 파스텔톤 분홍색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백인우중국 내에서 인기를 끄는 공간을 조사하다 보니, 다양한 스타일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업종과 업태 상관없이 파스텔을 주 색상으로 사용한 공간이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점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한 색상을 지정하여 매장 전반에 적용했을 때 방문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디자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파스텔 핑크 색상은 선정한 카페 콘셉트에도 부합했습니다.

황선영중국 지사의 담당자와 첫 미팅을 했을 때, 아리따움 중국 상해점은 고객이 스스로를 ‘Princess’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엔 약간 의아했지만, 몇 달에 걸쳐 중국 시장과 소비자들을 조사하면서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납득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고객 개인의 특별함을 부각하기 위한 디자인을 고민하였고, 최종적으로 결정된 카페 콘셉트 중에서도 디저트 카페의 러블리함과 사랑스러운 무드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디저트 카페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에 공간 내 분홍색이 기여하는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 메인 컬러로 지정했습니다.

문희정중국 MZ 세대의 왕홍 SNS를 살펴보면 대부분 필터가 씌워진 사진입니다. 초반에는 베이지 계열의 무난한 컬러를 생각했으나, 고객과 동등한 시선으로 보기 위해 메이투Meitu나 샤홍슈 Xiaohongshu앱 카메라 필터로 입혀가며 컬러를 확인했는데요. 그중 파스텔톤의 분홍색 컬러가 필터 빨을 잘 받는 동시에, 눈으로만 봤을 때도 매력적인 것 같아 키 컬러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외에도 중국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글로벌 브랜드가 함께 입점해 있습니다. 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문희정불과 2~3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의 ‘K-뷰티’는 그 자체만으로 파급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식상하다는 이견도 존재합니다. 현 상황에서 무조건 한류를 고집하는 건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C-뷰티를 비롯한 다각화된 브랜드와 제품의 입점을 시도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사용해본 C-뷰티 브랜드들은 충분히 매력 있는 제품들이라, 전반적으로 쇼핑의 즐거움을 향상시켜 준 것 같습니다.

백인우여러 브랜드가 입점이 되어 있으면 매장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다양성을 전달하고자 글로벌 브랜드 입점을 담당했던 신사업팀에서 Venus Marble, Mono Chris, Pop Kit 과 같은 중국에서 인기 많은 브랜드들를 골라 협업을 진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상해점 론칭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백인우어느 날 퇴근하면서 “두 분도 얼른 하고 가야 해!” 하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요. 다음날 출근해보니 둘 다 전날과 같은 옷을 입고, 자리에 앉아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 만족스러운 매장이 완성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업무 강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셋의 시너지가 잘 어우러진 프로젝트입니다.

황선영예전에 진행했던 브랜드 론칭 프로젝트는 브랜드의 B.I.를 녹이는 것이 중점이다 보니 본사 주관으로 약 두세 번의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지사의 의견을 듣기 위한 많은 회의가 열렸고, 시장 상황도 수시로 모니터링 해야 했기 때문에 작년 1월을 기점으로 거의 매달 중국 지사로 출장을 가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 내에서 편한 결제를 위해 모바일 페이인 ‘위챗 페이’가 필요했는데요. 위챗 페이를 개설하기 위해 중국 내 대리점에 가서 손짓과 발짓을 동원해 휴대폰을 개통하고, 중국 은행에 가 계좌까지 개설한 기억이 납니다. 만드는 과정이 험난했지만, 덕분에 그 후로 출장을 갈 때마다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문희정저 역시 출장 갔을 때의 에피소드인데요. 출장에 갈 때마다 구성원 모두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 검은색 의상을 입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둡고 칙칙한 포스를 내뿜으면서, 화사한 핑크빛 매장을 어필했던 아이러니한 상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의 론칭 프로젝트이다 보니 어려웠던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백인우언어의 장벽이 가끔 어렵고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공사 현장에서 작업해 주시는 분들과 번역기를 사용하며 서투르게나마 의견을 주고받았던 순간은 즐거운 경험이기도 합니다.

황선영저 또한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 현장에서 세팅할 때 근로자분들과 소통이 힘들었습니다. 작업마다 행동, 표정, 그림을 통해 공사 지시 요청을 했는데요. 아무래도 소통이 어렵다 보니 답답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근로자분들 모두 열정적으로 공사에 임하셨고, 우리에게 매장이 예쁘다고 말씀해 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모두 합심하여 즐겁게 마무리했던 공간입니다.

문희정초기 계획과 달리, 프로젝트 후단에 파사드를 변경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매장이 위치한 난징시루는 한국의 명동이라 불릴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지만 평일엔 주로 오가는 인구가 많습니다. 일관된 파사드 사이에서 우리 매장 앞에 잠깐이라도 걸음을 멈추게 만들기 위해 거울과 조명을 설치하는 등 마지막까지 노력했던 점이 어려우면서도 보람찼습니다.

DRAG THE SLIDER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적 또는 업무적으로 어떤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백인우아모레퍼시픽의 여러 브랜드가 중국에 출시됐고, 백화점과 쇼핑몰 입점 방식 혹은 로드샵 형태로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독 매장을 보유하지 않은 브랜드도 아직은 많고, 여러 브랜드가 한곳에 모인 공간은 부재했습니다. 아리따움 중국 상해점을 통해 중국 고객에게 더 다양한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황선영개인적으로는 컬러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일을 하면서 핑크 컬러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핑크 레인지들을 보고, 샘플을 제작하고, 여러 가지 조합들을 만들며 컬러 감각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소중한 동료 두 분과 한 해 동안 작업에 푹 빠져서 즐겁게 일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문희정아모레퍼시픽의 첫 멀티 브랜드 스토어의 국내 버전 ‘ARITAUM Live’부터 글로벌 버전 ‘ARITAUM Shanghai’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두 번 모두 처음이었기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디자인 이외의 업무 이해관계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리따움 로고

아리따움은 80여년 전, 아름다움을 이야기 나누던 공간인 ‘창성상점’에서 전승되었습니다. 이곳은 우리의 따뜻한 관계지음에 대한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입니다. 아름다움은 다만 외모를 보기 좋게 꾸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행복하고 가치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아리따움 중국 상해점 론칭 프로젝트

아모레퍼시픽의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소개하는 중국의 대형 플랫폼이자 첫 브랜드 스토어로서, 한국의 화장품을 통해 뷰티 문화나 아름다움 기준 등의 문화 요소를 중국에 소개하는 경로 역할을 한다. 2.7m 길이의 큰 프로모션 테이블을 매장 출입구 정면에 배치하여 충분한 공간감 내에서 브랜드 활동이나 신제품에 대한 정보 제공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디자인 키 포인트

중국 아리따움에 방문하는 모든 고객은 마치 카페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게끔 파스텔 분홍색을 키 컬러로 지정하고, 전체 콘셉트를 ‘new experience through cafe concept’로 기획하였다. 곳곳에 카페 관련 오브제 배치 및 유화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페인트의 텍스처를 적용하는 등의 다채로운 소재감을 구현하는 데 이어, 구조적이고 섬세한 공간감을 위해 천장과 벽체 일부에 아치 형태를 도입했다. 매장 안쪽에는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부스를 마련하는 등의 모객 방안을 통해 사진을 찍거나 SNS Live를 즐겨 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