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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yub Lee, Brand Creative 3Team

[월간 AC]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3팀 이성엽님
AMOREPACIFICJun 19, 2023
Editor C.
4년 차 제품 디자이너. 알 건 알지만, 모를 건 몰라 항상 다른 디자이너들의 삶과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다들 어떻게 먹고살고 계시는 건가요?
Prologue.
AC는 크리에이티브 센터 구성원들의 창작 과정과 고민을 담는 공간이다. 그중에도 눈에 띄게 고민의 흔적을 담아내는 디자이너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바로…
Q1. 안녕하세요, 성엽님. 간단한 자기소개 및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3팀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성엽이라고 합니다. 지금 맡고 있는 프로젝트는 오디세이의 신규 라인과 젠티스트 칫솔, 롱테이크의 신규 향 제품 디자인 진행하고 있고요, 최근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스킨유의 스크럽 디자인과 신규 샤워젤 디자인입니다.
Q2-1.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계시는군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제품 개발을 주로 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 프로젝트는 최근에 디자인한 스킨유 스크럽이에요. 업무 분장이 중간에 변경되면서 제가 마무리까지는 못했지만 용기 형상(신금형) 디자인을 제가 했거든요. 스크럽이라는 품목이 내용물 자체만으로 차별화되기 어려운 품목이다 보니, BM팀에서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디자인으로 어떤 특별함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고민하는 과정이 되게 재밌었어요. 처음에는 제 아이디어가 엄청 허무맹랑했는데, 그걸 구현할 수 있게 여기저기서 많이 도와주셔서 실제로 금형까지 진행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
Q2-2. 그 멋진 스크럽은 언제 볼 수 있나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요.
6월 출시 예정이에요! Jar 타입 스크럽을 쓸 때는 샤워 중에 물기 묻은 손으로 덜어 쓰기가 어렵잖아요. 씻던 물이 자꾸 들어가니 찝찝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 번 샤워할 때 한 번만 덜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포인트였어요. 캡을 접시처럼 만들고, 거기에 사용할 만큼 덜어 쓸 수 있게 해서 이후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요.
스킨유 스크럽의 스케치 버전 ⓒ이성엽
Q3. 얼른 새 스크럽 만나보고 싶네요! 저는 AC 컨텐츠를 꽤 열심히 읽는 편인데요, 이전에 성엽님께서 젠티스트 솔트 치약 작업하셨을 때 구성을 하나하나 쪼개서 설명하신 게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설명하신 의도가 디자인을 보자마자 다 이해가 되는 거예요. 작업하실 때 이런 부분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하시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편인 것 같아요. 디자인 진행 전 BM들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BM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리서치도 많이 하고 고민하는데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희 팀장님께서는 “디자이너는 예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제품이 이 시장에서 어떤 세그먼트에 위치해서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디자인해야 한다”라고 하셨거든요.
디자인 앞단에서 생각을 많이 하고 ‘기획자는 이런 생각을 했을 거야, 목적은 이거였을 거야, 그리고 이걸 본 소비자는 이렇게 느낄 거야’라고 기준을 잡고 천천히 쌓아 올리다 보면 확신으로 이어져서, 이 단계 이후에 시안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보고 자리에서 시안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고민을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 제가 고민한 부분이 충분히 드러나고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싶어서 AC에도 자세히 적게 되는 것 같아요.
젠티스트 솔티 치약의 구성 시안과 캡 스케치 버전 ⓒ이성엽
Q4-1. 컨텐츠에서 또 눈에 띄었던 부분은 완성도 높은 비주얼이었는데요. 제가 듣기로는 3팀에서는 이전부터 비주얼 컨텐츠 제작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들었어요.
시작은 저희가 디테일에 집착하며 만들어낸 제품이 온라인에서도 온전히 빛을 발할 수 있게 하는 거였어요. 결국 고객들은 상세페이지를 통해서 제품을 접하게 되잖아요. 제품 기획과 디자인 의도가 상세페이지까지 녹아들게 해서 고객들에게 우리의 의도를 잘 전달해 보고자 했어요. 어쨌든 이 제품의 디자인은 제품 디자이너가 제일 잘 알 테니까요. 그래서 상세페이지에 사용될 것을 염두에 두고 비주얼들을 찍다 보니 조금 더 완성도 있게 보이는 것 같아요.
Q4-2.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저는 비주얼 촬영을 진행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기획부터 너무 어렵더라고요.
저도 너무 어려웠어요. 지금도 어려운 건 마찬가진데.. 저희는 특히 상세페이지에 사용될 비주얼들을 개발해야 하다 보니, 먼저 상세페이지에 들어갈 내용을 받고 그 내용에 적합한 비주얼로 구성을 해요. 그리고 그 비주얼을 표현할 수 있을 레퍼런스들을 찾아서 새롭게 변형시키죠. 이 제품만을 위한 비주얼이 될 수 있도록요.
가장 어려운 건 소품 선정이었어요. 이번에 진행했던 솔티 마스터 치약은 소금과 한방재료가 함께 들어간 치약이었는데, 녹차라든지 한방 재료들을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몰라서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녔어요. 마트에서 파는 녹차 같은 건 다 말라있고 신선해 보이지 않잖아요. 그러다가 MC 팀에 계신 분이 ‘녹차 같은 건 화분을 사면 된다, 묘목 같은 게 있는데 거기서 떼서 쓰면 된다’고 알려주셔서 무사히 촬영 진행할 수 있었어요.
제품의 특징, 성분과 소구포인트, 타겟 고객, 브랜드의 성분연구 철학 등 다방면을 고려해 기획하는 촬영 현장 ⓒ이성엽
젠티스트 솔티 치약 ⓒ이성엽
Q5-1. 성엽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성엽님은 어쩌다가 디자인을 하게 되신 건가요?
저는 사실 중학생 때부터 핸드폰, 전자기기 디자인이 하고 싶어서 산업 디자인과에 들어갔어요. 근데 제가 입학하고 나서는 갑자기 세상이 변하더라고요. 예전에는 핸드폰 디자인이 굉장히 다양하고 재밌는 형태도 많았잖아요. 전 모토로라 레이저 같은 걸 만들고 싶어서 산업 디자인과에 갔는데, 아이폰의 등장 이후로는 모든 게 다 네모가 되어버린 거예요.
이제 뭘 해야 될까 싶고 재미도 없고 취업도 잘 안되고, 그러다가 브랜딩 스튜디오에서 처음 인턴을 하게 됐어요. 그때는 일러스트레이터도 못쓸 때였는데 인턴 하면서 꾸역꾸역하다 보니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러면 나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제품 만드는 것도 하고 싶고 그래픽도 하고 싶으니까 화장품 회사를 가야겠다, 이렇게 된 거죠. 사실 아모레퍼시픽도 전에 채용 인턴을 한 번 했다가 떨어졌는데 다시 지원해서 오게 된 거예요.
Q5-2. 그럼 앞으로도 쭉 디자인 하고 싶으세요? 성엽님의 노후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아직 미래에 대한 생각까지는 못 하고요, 하루하루 근근이 살고 있는데요. 우선 디자인은 할 수 있을 때까진 하고 싶어요. 저는 디자인할 때 막 예쁘게 만들고 조형을 잘 하고 이런 거에는 강점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디어 내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진행할 때 희열을 많이 느끼거든요. 너무 기분 좋고 개운해서 이걸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해보고 싶어요. 언젠가 실무에서 손을 놓고 떠나는 게 아름다워질 때까지는요. 노후는.. 이 마음이 사라져갈 때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야외 취미활동(뮤직페스티벌)을 위한 전동 휠체어 디자인.
성엽님의 졸업 작품이다. ⓒ이성엽
야외 취미활동(뮤직페스티벌)을 위한 전동 휠체어 디자인.
성엽님의 졸업 작품이다. ⓒ이성엽
Q6. 이제 고전적이고 어려운 질문인데요. 성엽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어렵네요. 그냥 저는 문제를 하나라도 해결할 수 있는 게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물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감성적인 측면에서 만족감을 줘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케팅이나 전략적인 부분에서 생가는 문제를 디자인이 해결해 줄 수도 있을 거고요, 어떻게 해서든 하나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Q7.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힘들 때마다 꺼내보려고.. 일하면서 드는 보람과 사명을 다짐하고 싶은데요. 힘들 때도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제품이 세상에 나오고 사람들에게 결과물로 보여주는 일은 정말 보람찬 것 같아요.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제품들은 개개인의 삶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는데, 그럼에도 다양한 선택지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모두에게 접근성이 높다는 게 큰 사명이에요. 매일매일 씻고 닦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잘 씻고 닦는 게 아름다움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제품을 사용하면서 씻고 닦는 그 시간이 스스로를 존엄하게 대하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럴 수 있도록 더 고민하면서 세상과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이로운 제품을 만들겠습니다! ^^
모토로라 성엽님의 씻고 닦는, 행복한 시간을 표현 ⓒ민채현
Amorepacific Creatives Interviewee 이성엽 Interviewer 민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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