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The Voice that Beautifies the World: ARITA>
세상을 아름답게하는 목소리: 아리따
AMOREPACIFICMay 11, 2024
Summary
‘아리따’는 아모레퍼시픽에서 지난 2004년 부터 개발해온 글꼴로, 2006년 첫 배포를 시작한 이래 계속되어 왔다.
한글, 중문, 영문 글꼴 뿐 아니라 리서치, 책, 매뉴얼 등으로 확장해 온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전시를 진행했다.
This article has been translated by an AI.
‘Arita’ is a font that Amorepacific has been developing since 2004, and has been distributed since 2006.
The exhibition <The Voice that Beautifies the World: Arita> was held to introduce the project, which has
expanded to include not only Korean, Chinese, and English fonts, but also typeface research, books, and
font manuals.
이 이미지는 <아리따 글꼴 여정> 책에 들어간 나무 일러스트다.
아리따라는 한 그루의 나무 밑에는 위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깊고 단단한 뿌리가 있다.
아리따를 만들어온 과정에는 글꼴이라는 결과물 만큼이나 탄탄한 스토리가 있고, 이에 대한 아카이빙 기록들이 있다.
책을 엮으면서 이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고, 책이라는 한정된 매체를 넘어
어떤 방법과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 한글의 위상을 생각해보았다.
2017년 미국 외교관이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로 한국어를 꼽았을 만큼, 나라 밖에서 보았을 때
한국어는 그저 어려운 언어였습니다. 서양문화권 대부분에서 사용하는 알파벳과
어순이나 표기법이 완전히 다른데다가 한국에서만 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K-pop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해외 팬들 사이에서 한국어 공부가 시작되었고,
이후 한국 영화나 드라마, 음식, 한국기업까지 인기를 끌게되자
전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한글을 배우고 있다.
2021년 영국 옥스퍼드영어사전에는 한국어 단어 26개가 등재되었는데,
이는 지난 45년 간 등재된 한국어 단어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이다.
축구선수 이강인이 입단한 파리 생제르망 구단은 선수들의 유니폼에 한글 이름을 새겨넣었고,
구찌, 반스, 발렌시아가 등 여러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는 국제 무대에 한글이 들어간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를 구매력이 커진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팬서비스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한글 문화가 확장되었고, 보는 사람들도 이를 받아들 일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뷰티문화기업
‘아모레퍼시픽’이 보여줄 수 있는 문화컨텐츠
외적인 환경과 더불어 우리 기업의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많은 사람이 우리 회사를 단순한 뷰티 기업이 아닌, 뷰티 ’문화’기업이라고 말한다.
우리 기업은 항상 문화로 고객들과 소통해왔다. 미술관이 있고, 차 문화 박물관이 있으며,
설화문화전,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진행하는 등 수준 높은 전방위 문화 컨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해왔다.
아리따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 기업의 주요한 문화 컨텐츠로,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우리가 그간 쌓아온 한글 문화에 대한 방대한 컨텐츠를,
한글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있는 시기에,
문화예술과 가장 어울리는 공간과 형식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고
이 세가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시라고 결론내렸다.
아리따라는 탄탄한 컨텐츠를 기본으로,
한글이 당연한 내국인 고객에게는 한글과 아리따의 가치와 정보를 환기시키고
한글이 새로운 외국인 고객에게는 한글과 아리따를 알려주는
내/외국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고품질 문화 컨텐츠 전달을 목표로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
첫 전시가 열린 공간은 아모레성수 2층, 예전 오설록 카페가 있었던 자리였다. 아모레성수답게, 기존
공간을 털어내고 구조만 남긴 공간으로, 창이 많아서 채광이 좋고, 그래서 밝고 경쾌하다, 투명하다.
이런 인상을 주는 곳이었다. 바로 이 공간의 인상이 아리따와의 교집합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공간
컨셉으로 잡았다.
본문용 서체의 투명함.
이것을 전시의 컨셉으로 가져가려고 했다. 투명함은 타이포그라피에서
오래된 비유다. 본문용 서체의 미덕은 내용물을 그대로 비추는 투명한 유리잔과
같다는 내용인데, 눈에 거슬림없이 내용 그 자체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글꼴의
중요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문용 서체의 투명함.
이것을 전시의 컨셉으로 가져가려고 했다. 투명함은 타이포그라피에서
오래된 비유다. 본문용 서체의 미덕은 내용물을 그대로 비추는 투명한 유리잔과
같다는 내용인데, 눈에 거슬림없이 내용 그 자체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글꼴의
중요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글이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이름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라는 뜻의 ‘훈민정음’이다.
‘문자’라는 시각적인 장치를, 청각적인 ‘소리’라고 부른다는게 이번 전시에 커다란 영감을 주었기 때문에
이를 오마주하는 형식으로 전시명을 잡았다.
여기에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기업 소명을 더해 전시 제목이자 컨셉이 완성되었다.
부드럽게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목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키 비주얼로 삼았다.
아리따를 닮은 ‘나무’와 우리 기업을 상징하는 ‘바다’에서 따온 초록색, 파란색을 서브 컬러로 정했다.
외국인 방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포스터를 포함한 다른 텍스트들도 한/영을 기본으로, 가능하다면 한/영/중/일까지
4개 국어 병기를 하고자 했다. 아리따 가족 안에 중문과 일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시 리플렛도 디자인과 컨텐츠 모두 내부에서 작업했다. 리플렛의 경우, 이번 전시 뿐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컨텐츠가 풍부한 소책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한글을 먼저 소개하고, 이후에 아리따에 대한 소개를 넣었다. 손으로 직접 따라 쓰면서 특징을 느껴볼 수 있도록
따라쓰기 페이지도 포함시켰다. 물론 한글 가족인 아리따 돋움과 부리가 중심이 되는 책자지만,
다양한 아리따 글꼴을 보기 좋게 소개하고, 이 글꼴들을 섞어짜기했을 때 어떻게 보여지는지도 함께 보여주려했다. 다양한 크기와
여러 웨이트를 섞어서 구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또한 내용면에서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한글 소개 부분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한글 글꼴이라는 전문적인 내용을, 처음 보는 사람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영상은 꼭 필요했다.
누구보다 아리따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아리따 한글 가족 개발에 참여하신 선생님들의 인터뷰를 통해
아리따의 과거-현재-미래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기획을 잡았다.
아리따가 시작하게된 계기부터 실제적으로 글꼴을 개발하면서 겪었던 과정과 디자인 주안점,
그리고 앞으로 아리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네 분의 선생님들께서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한 분당 2시간 남짓씩 촬영한 영상은 편집을 통해 12분 길이로 다듬었다.
또 다양한 아리따 서체를 조형적 아름다움을 잘 느낄 수 있도록 글자 형태를 크게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영상으로 만들어 롤링하기로 결정했다.
영상에 사용할 단어는 현재의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익숙한 단어들로 선정했다. ‘글꼴’, ‘화장품’ 같은
일반적인 단어도 있었지만 젊은 관객들에게 더 친근하고 재밌게 다가기 위해서 ‘중꺾마’, ‘웃프다’ 와 같은 신조어도 넣고,
단어 생김새 자체가 재미있는 ‘삐뚤빼뚤’ 같은 단어도 포함시켰다. 단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객의 주목을 끌기 위해
이미지가 필요했다. 단어에 딱 맞는 적합한 이미지를 찾기 어려웠던 차에 생성형AI인 ‘Midjourney미드저니’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독특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이미지들을 만들 수 있었다. 여기에 아리따가 ‘목소리’인 만큼 남녀노소, 외국인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더했다. 아리따 전시팀원들의 가족, 회사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녹음해 영상에 덧입혀서 영상이 완성되었다.
아리따를 보고, 듣고, 만질수 있게 하기 위한 공간 디자인도 동시에 진행했다.
디지털 데이터로만 존재하는 글꼴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미디어와 물성을 통해 경험 할 수 있는 전시 컨텐츠로 구체화하고자 했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여러번의 샘플 제작과 테스트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전시 공간은 입구/출구가 같은 좁고 긴 동선의 유리창이 아주 많은 공간이었다.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해서
레이아웃과 섹션을 나눴다. 크게 두개의 섹션으로 나눠 진입하자마자는 아리따 글꼴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도록하고,
낮은 계단을 통해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아리따 글꼴로 제작한 작가님들 작품을 감상하거나
타이포그라피 관련 책들을 읽고, 글꼴 따라쓰기를 해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마지막 퇴장 동선에서는 글꼴 봉투를 선물로 드리고,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감상하면서 전시의 여운을 마지막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준비한 첫번째 전시는 아모레성수 2층에서 2023년 10월 10일부터 시작되었다.
1차 전시에 이은 2차 무인 전시까지 합쳐 약 2달여 간의 기간 동안 진행되었다.
전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부산에서도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 아모레부산 4층에서 진행되었고, 무인전시로 진행되었다.
전시 공간에 맞추어 레이아웃을 변형했다.
부산에서 전시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본사에서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
첫 전시를 진행했던 아모레성수 2층 공간은 규칙적으로 배열된 좁고 긴 유리창이 있는 개성있는 공간이었다. 투명한 유리창은 ‘투명한 타이포그라피’를 표방하는 아리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유리창에 작품을 설치하거나 붙이기도하고, 창턱 부분을 의자로 쓰는 등 다양하게 연출했다. 본사는 똑같이 유리가 많았지만, 창이 아닌 ‘벽’으로 된 유리였다.
사방이 뚫려있는, 층고가 6미터나 되는, 마치 유리 상자같은 이 공간은 어렵기도 했지만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매력적인 공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기존 전시 컨텐츠를 가져오되, 이 공간이 가진 언어에 맞춰 전시를 번역하려고 했다.
17세기 유럽에 있었던 세계의 진귀한 물건을 모아두었던 ‘호기심의 방’. 여기에서 컨셉을 가져와, ‘활자의 방’이라는 기획을 더해 전시를 다듬었다. 그간 우리가 진행해온 아리따와 한글 타이포그라피 관련 프로젝트를 ‘호기심’으로 규정하고, 이 호기심들을 다시 ‘시각적 호기심’, ‘청각적 호기심’, ‘감각적 호기심’으로 나눴다. 누구라도 다양한 감각적 체험을 통해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더욱 풍성한 체험형 전시로 구성했다.
또한 행잉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공간이 가진 층고를 실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큐브 전면을 감싸는 다양한 텍스트 랩핑으로 투명함을 강조했다. 작가님들 작품도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감상할 수 있도록 새롭게 만들거나 재배치 했다.
전시는 본사 1층 AP cube 공간에서 2월 23일부터 3월 22일까지 한 달간 진행되었다.
왼쪽부터 차례로 류양희 작가님, 안상수 작가님, 한재준 작가님, 구모아 작가님, 양효정+박유선 작가님과 노은유 작가님 작품
작가들은 모두 아리따 글꼴 개발에 직접 참여한 분들로, 글꼴을 개발한 기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아리따를 좋은 프로젝트로 기억하고
계셨다. 모든 작가님들께서 애정을 갖고 작업에 임해 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작품들은 세 번의 전시에서
전시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전시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왜 화장품 회사에서 글꼴을 만드는지’였다.
아리따는 아모레퍼시픽의 문화 사업이다. 완성도 높은 품질의 본문용 글꼴을 개발하고 이를 무료 배포함으로써, 누구나 양질의 글꼴을
사용할 수 있게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한글에 이바지하고자 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의 여러 브랜드들 역시 아리따 글꼴의 최대 사용자로서,
많은 제품에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꼴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더러, 우리 기업 제품에 일관된 인상을 주는
타이포그라픽 아이덴티티로서 역할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가지 이유로 긴 시간을 지속해 온 아리따는 이제 우리 기업의 헤리티지로 자리 잡았다.
전시를 진행했던 성수동, 해운대, 용산은 어른과 아이는 물론 외국인도 많이 방문하는 공간이었다.
글꼴이라는 전문적인 분야를 알기 쉽게 설명해 이 곳을 방문하는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랐다. 그래서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과
체험 활동을 통해 글꼴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려고 했고 그러한 체험을 통해 글자 뒤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었다.
손쉽게 내려받아 사용하는 글꼴 뒤에 숨어 있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정성을 설명하고 싶었다.